[여적]잭슨홀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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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여적]잭슨홀 미팅

by 경향 신문 2022. 8. 3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으로 29일 서울 금융시장에서는 원 달러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는 2% 넘게 급락했다. 연합뉴스


잭슨홀(Jackson Hole)은 미국 와이오밍주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아래에 있는 인구 1만명의 작은 관광 도시다. 지명에 붙은 ‘홀(구멍)’은 깊고 큰 골짜기라는 의미이다. 해발 1940~2100m에 자리잡은 도시 전체가 험준한 산에 둘러싸여 있다. 

이 도시가 1년 중 3일간 전 세계의 경제 수도가 된다. 이른바 ‘잭슨홀 미팅(Jackson Hole Meeting)’ 때문이다. 공식 명칭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미국 내 12개 연방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이 매년 이맘때 개최한다. 1978년 농업 학술대회로 시작해 1982년부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주최 측이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인 폴 볼커를 연단에 세운 덕분이었다. 낚시광인 볼커는 행사 후 잭슨홀의 아름다운 풍광에서 송어 낚시를 즐겼다고 한다. 

이후 잭슨홀 미팅은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장과 경제 석학들이 참가해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세계적인 행사가 됐다. 2005년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을 언급하고, 2009~2010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곳이었다.

올해 잭슨홀 미팅이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개최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8분50초 연설 동안 ‘인플레이션’을 45차례 언급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상에 대해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가 둔화되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대폭 올려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프랑스와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들도 이에 동조했다.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된다는 말이다.

잭슨홀 미팅의 여파로 29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2.18%(54.14포인트) 급락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0.25%씩 한두 차례 올려 연말에는 2.75~3.0%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이 오는 9월 금리를 대폭 올리면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고 있다. 오르는 집값에 견디다 못해 영끌한 서민들이 또다시 목을 졸릴 판이다.



<오창민 논설위원 riski@kyunghyang.com>

 

 

오피니언 | 여적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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