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차를 구입하지 않고 월 단위로 빌려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상품 ‘현대 셀렉션’을 출시했다. 월 72만원만 내면 주행거리에 상관없이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등록비, 보험료, 유지비 등은 모두 현대자동차가 부담한다. 전자책 대여업체인 ‘밀리의 서재’는 한 달에 99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대여한다. 종이책을 사지 않고도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으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다. 2017년 월정액 독서앱을 선보인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말 가입자 수가 3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이뿐 아니다. 옷, 미술품, 화장품 등도 월정액만 내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새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매달 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 쓰는 경제 활동이다. 전통적인 비즈니스가 히트상품을 많이 판매해 마진을 높이는 게 목표라면, 구독경제는 특정 고객의 수요를 바탕으로 가치 있는 서비스를 판매한다. 구독경제의 성패는 충성 고객과 구독자 확보가 관건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는 구독경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다.

 

구독경제는 아주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신문 구독은 전통적인 방식의 구독경제다. 렌터카, 렌털 정수기도 모두 구독경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구독경제에 기반한 서비스다. 경제학자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한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구독경제를 확산시켰다고 말한다. ‘구독경제’라는 용어를 창시하고 경영에 적용한 이는 미국 기업가 티엔 추오다. 그는 최근 펴낸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부키)에서 정보기술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제품보다는 서비스를, 소유보다는 경험과 가치를 더 중시한다고 말한다. 이제 사람들은 자동차 제품이 아닌 이동 서비스를 원하고, 음반이 아닌 음악을 추구한다. 제러미 리프킨이 <소유의 종말>에서 말한 ‘접속’과 ‘이용’의 시대가 현실이 됐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인 서비스를 소비하느냐이다. 비즈니스 목표도 제품 판매에서 고객의 니즈 충족으로 바뀌어야 한다.

 

<조운찬 논설위원>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