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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경 시대와 환경 포기 지역 내가 직업적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다. 정몽구가 한때 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었고, 마침 그 시절에 생태경제학으로 학위를 마쳤다. 좌파로 살면서 과연 밥이나 먹고 살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현대그룹이 잠시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밥이나 먹고 사는 인생이 시작되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한국에 환경에 관심이 가장 높던 때가 그 시절이었던 것 같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 당시, 환경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지금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두산그룹 회장이 그 사건으로 물러났고, 두산의 많은 임직원들이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사실 따져보면 지금의 4대강에서 발생하는 식수원의 녹조 사건은 페놀 오염보다 몇 배는 더 위중하고, 여름마다 주기적으로 벌.. 2022. 8. 1.
[여적]‘개미’ 멘토들의 씁쓸한 퇴장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고 해도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에 못 미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이니 그보다 낮은 금리는 손해일 뿐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는 보다 높은 수익을 좇는다. 지수 상승률의 2배 수익률을 노리고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도 적지 않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일부 ‘서학개미’는 3배 레버리지 상품에 열광한다. 국내 투자자의 지난 29일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TQQQ ETF였다.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국내 보유액만 2조6392억원에 이른다. 증시에 전해지는 전설 같은 기록은 대박이 환상이 아닐 수도 있다며 개미를 유혹한다. 2000년 무렵 3대 ‘슈퍼개미’ 이야기는 지금까지 회자된다. ‘압구정동 미꾸라지’는 선물 투자로 8000만원을 .. 2022. 8. 1.
금융규제 혁신의 방향 지난 19일 금융규제 혁신회의가 출범했다. 빅블러(Big Blur) 현상으로 인한 금융산업 구조와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금융산업이 독자적인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한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내정자 시절부터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가 있기에 기대가 크다. 산업 간 융·복합화의 진전과 함께 전통적인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은 금융산업에서도 보편적인 흐름이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도 간편결제를 필두로 기술 기반 신규 사업자들이 출현하고, 플랫폼 기반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도 확대되어 왔다. 물론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규제샌드박스 도입 등 디지털금융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들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 2022. 7. 28.
가계부채 위기와 위험천만한 역주행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 7월 들어 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어 고공행진 중이고 코스피 지수는 한때 2300 밑으로 떨어졌다. 6%대 물가상승률에 상반기 무역적자 103억달러. 그러나 수출 전망은 하반기에 더 어둡고 급기야 내년 상반기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최근 발표된 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눈앞에 닥친 리세션(침체)의 위험을 6개월째 예고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긴축 선회 이후 세계 곳곳에서 전해져오는 신흥국 금융불안 소식도 불편하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는 따로 있다.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부풀어 오른 상태에서 진행되는 한국은행의 속도 조절 없는 기준금리 인상과 8%를 향해 뜀박질하는 시중 담보대출금리가 가져올지도.. 2022. 7. 27.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달러는 권력이다 7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이다. 환율은 올라도 걱정이고, 떨어져도 걱정이지만 요즘과 같은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본다. 기축 통화인 달러 대비 원화의 구매력이 떨어지다 보니 국외 거래에 들어가는 총량적인 비용이 커지게 되고, 한편으론 수입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게 된다. 한국만 통화가치 하락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에 내몰리며 단기간에 통화가치가 20% 넘게 폭락한 스리랑카의 사례는 글로벌 경제의 변방에서 벌어지는 소란으로 치부하더라도, 엔화와 유로화 같은 준기축통화들도 달러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엔화는 달러 대비 1998년 이후 가장 약해졌고, 유로화 가치도 2003년.. 2022. 7. 22.
경제적 분열과 민주화체제의 위기 지난 5월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는 라는 단행본을 펴냈다(신기욱·김호기 편). 필자는 이 책에서 한국 경제의 두 가지 구조적 분열, 즉 지역간·세대간 분열이 민주화 체제의 위기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논의한 바 있다. 이 분열은 코로나19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글로벌 체제의 재편과 겹쳐지고 있다. 경기후퇴가 본격화하면 두 가지 분열은 더 심화되고 1987년 이후 형성된 민주화 체제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각별한 위기감과 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87년 민주화 체제에 내재한 지역문제는 영호남 간 정치적 분열이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에는 수도권으로의 경제력 및 권력 집중 문제가 이전 시기와는 차원을 달리하여 전개되었다. 이제 영호남 갈등보다는 .. 2022. 7. 13.
좀비와 싸우는 게 현재와 싸우는 것 얼마 전 미국 유명 경제지에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팬데믹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 2008년 금융위기의 경험과 그에 맞는 정책(적극적 재정·통화정책)을 성격이 전혀 다른 팬데믹 위기에 적용하다 보니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정부개입 책임론이 맞는 것일까? 이것도 일종의 좀비 아이디어다. 실증 근거는 없는데 계속 살아남아 우리를 괴롭히는 게 좀비 아이디어인데 부자감세가 경제성장의 마법이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은행발 위기가 총수요의 위축과 대규모 실업을 만들어 낸 것이고, 팬데믹 위기는 공급 충격인데 원자재, 소부장, 운송, 일할 사람 등이 모자랐다. 문제는 현재의 지표들이다. 일단 지난 5월 8.6%라는 40년 만의 기록적인 미국.. 2022. 7. 6.
[NGO 발언대]재벌특혜와 부자감세 기조 벗어나야 정부는 6월16일 향후 5년간 우리 경제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 후 본격적인 정책행보에 나섰다. 민간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자유·공정·혁신·연대’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 정책을 보면 과거 보수정부가 취해오던 재벌주도 성장이자 ‘재벌특혜·부자감세’ 기조를 답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심화로 인한 경제양극화와 불평등 확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는 ‘민간·기업·시장 중심 경제운용’으로 경제활력 제고와 저성장 극복 기틀을 세우기 위해 환경, 보건·의료, 입지, 신산업 등 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를 검토해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불필요한 규제는 정비할 필요가 있지만 언급하고 있는 산업분야 규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개인정보, 환경, 농지.. 2022. 7. 4.
경제 ‘올드 보이’와 환경친화적 경제 나도 어느덧 50대 중반이 되었다. 김영삼 시절부터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여러 번의 정권교체를 보았다. 아주 개인적인 단상이라면, 환경에 관해 가장 적극적인 대통령은 김영삼이었던 것 같다. 21세기를 맞으면서 ‘비전 21’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했는데, 20세기 후반인 시대상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삼성도 지구환경연구소라는 환경 관련 연구기관을 운영했고, 이건 현대나 LG도 마찬가지였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은 아마 한국 사회가 환경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단일 사안일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도 공해 문제에 대해 아주 적극적이었다. 기억할 만한 사건은 1997년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 시화호에 해수 유통을 결정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지난 세기의 얘기지만, 김영삼은 나름대로 환경 .. 2022.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