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내면세점을 두고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우려하는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다. 이는 시내면세점 사업자의 정확한 매출과 이익을 확인할 수 없는데도,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된 제도 아래에 있는 재벌 면세업자들을 걱정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을 대략적으로 볼 수 있는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시내면세점 매출액이 8조8721억원으로 2015년 6조1834억원에 비해 44% 정도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시내면세점 확장 정책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말까지만 해도 신규 시내면세점 추진은 없다던 정부는 2016년 4월 서울, 부산, 강원지역 시내면세점을 갑자기 발표했다. 때문에 올해 말 서울 시내면세점만 13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수요 증대로 시내면세점이 더 필요하다면 늘릴 수도 있다. 문제는 현재의 시내면세점 제도가 공정하지 않고, 불투명 경영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재벌 특혜적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시내면세점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선정방식에 있다. 관세법에 따라 정부가 사업권을 배분해주는 공공적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평가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겨 낙찰자를 선정하고 있다. 낙찰자는 향후 관련 매출 대비 소액의 특허수수료만 정부에 납입하면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시내면세점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재벌 면세업자들은 수조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쥐꼬리만큼의 특허수수료만 납부하고 배를 불려왔다.

 

같은 면세점인데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임대료 가격 경쟁을 시키고 있다. 그런데 시내면세점은 가격경쟁이 아닌 평가기준에 따른 선정과 특허수수료 납입 방식으로 한다. 정부가 사업권을 배분해준다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격경쟁을 통해 최고가격의 입찰자를 선정함이 옳다. 가격경쟁을 시킬 경우 시내면세점 사업권에 대한 보다 정확한 가치가 드러나 효율적으로 개선된다. 평가위원들에 대한 로비 우려도 없어질 것이다. 선정방식을 가격경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은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청원하고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돼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시내면세점 사업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 관세법 시행규칙을 통해 특허수수료만 인상하는 꼼수를 부렸다. 특허수수료율을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하여, 2000억원 이하는 해당 연도 매출의 0.1%, 2000억원 초과 1조원 이하는 2억원에 200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0.5%를 더한 금액, 1조원 초과는 42억원에 1조원 초과 금액의 1%를 더한 금액으로 책정했다. 이는 오히려 수수료 체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수수료가 대폭 올랐다는 업계의 불만만 사고 있다.

 

시내면세점을 둘러싼 이러한 잡음들은 비효율적이고 불투명 경영을 하도록 설계된 제도 때문이다. 사업권의 가치가 정확히 드러나도록 대기업군과 중견 및 중소기업군을 구분해 입찰 하한가격을 제시한 다음, 각각 가격경쟁을 시킨다면 업계 스스로가 가치를 판단하여, 가격을 제출하므로 수수료율 시비가 없어진다. 이와 함께 정부만 알 수 있는 시내면세점의 재무성과가 시장에 투명하게 공시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면, 경영의 불투명까지 해소할 수 있다. 시내면세점 제도 개선은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중요한 국정과제이다.

 

권오인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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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