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붐세대(1991~1996년생)의 주취업연령대 진입이 계속되면, 청년실업은 국가재난 수준이 될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처럼 말했을 때 사실 조금 오싹했다. 인구구조상 에코붐 세대의 진입 시기는 오래전부터 예상할 수 있었고, 1991년생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시장에 들어오고 있었다. 기재부의 말대로 대량 위기의 전초라면 국가는 왜 지난 4월까지도 이를 말하지 않았을까. 간담이 서늘한 일이었다.

 

기재부가 지난 14일 ‘5월 고용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을 때는 고개를 갸웃했다. 당시 통계에선 취업자와 고용률이 증가하고, 실업률은 감소해 지표상으로 호전을 보였다.

정부 입장에선 좋아할 법했는데, 오히려 안 좋은 수치인 서비스업 고용증가세의 둔화나 체감실업률의 악화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이었던 지난 4월의 분석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당시 체감실업률은 5월보다도 높았으나 정부는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질적인 문제를 일부 강조하긴 했지만, 지표상 나아졌다는 점이 우선이었다.

 

정부가 최근 통계를 대하는 자세는 추경과 긴밀히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5월 고용동향의 경우 만약 좋게만 나왔다면 추경의 명분은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체감실업률 등 질적 악화를 근거로 추경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난이 심하기 때문에 재정을 투입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판단은 존중할 수 있다. 또 국정 철학을 공유하며 발을 맞추려는 공무원들의 노력도 소중하다.

 

하지만 통계마저도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책에는 철학을 실어야 하겠지만, 통계 해석에 철학을 실으면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박용하 | 경제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