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이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 자료를 보면, 6일 현재 보통휘발유 전국 평균가격은 ℓ당 1359.82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3월24일(1359.53원·이하 보통휘발유 ℓ당 가격)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글로벌 경기의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면 기업은 제조원가가 낮아져 경쟁력이 커지고, 물가도 안정돼 가계의 주머니 사정 또한 나아진다. 휘발유 가격 하락 소식은 그래서 반갑다.


그런데 국민들이 체감하는 휘발유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1997년 휘발유 가격 자유화 조치 이후 주유소마다 가격이 제각각인 때문이다. 서울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곳과 싼 곳의 가격차는 775원이나 됐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ㄱ주유소는 2062원에 팔고 있고, 강서구 오곡동의 ㄴ주유소는 1287원에 주유하고 있다. ‘5만원어치’를 주유한다고 했을 때 ㄱ주유소에서는 24.2ℓ를, ㄴ주유소에서는 38.8ℓ를 넣을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싼 충북 음성의 ㄷ주유소는 1195원으로 5만원어치를 주유하면 41.8ℓ를 채울 수 있다.


가격차는 주유소 운영 비용과 영업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ㄱ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 유지비가 비싸고, 세차비할인·환급정책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ㄴ주유소는 “서울 외곽이라 운영비가 적게 들고, 고속도로 진입로에 있어 대형차 중심으로 영업을 하려다보니 저가공략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1479.92원으로 가장 비쌌고, 부산이 1312.57원으로 가장 쌌다. 서울에선 중구가 1844원으로 가장 비쌌고, 강북구가 1367원으로 가장 쌌다.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이 보통 2~3개월 전 구입한 원유를 가공한 뒤 판매하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선물가격은 지난해 10월 76.41달러를 연고점으로 지난달 24일 42.53달러까지 하락세였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정부가 지난해 11월 단행한 유류세 15% 한시적 인하 조치가 최근의 휘발유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똑똑한 소비자라면 당분간 주유소에서 ‘가득’을 외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김종훈 논설위원>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