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은 특정 물품을 얻기 위해 지급하는 정가 이외의 비용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예상되는 시세차익만큼 지급하는 ‘웃돈’을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분양가격과 실거래 가격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프리미엄도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분양가격과 실거래 가격이 차이가 없을 땐 ‘무피(프리미엄 없음)’,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격을 밑돌면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라고 한다. 프리미엄이 붙는 거래는 비정상적이다. 정상가격에 거품이 낄 정도로 과열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투기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시장에선 ‘김치 프리미엄’이란 신조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한국을 상징하는 ‘김치’와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뜻하는 ‘프리미엄’의 합성어다.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이 외국보다 비싼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투자자들은 줄임말로 ‘김프’라고 한다. “김프가 30%”라는 것은 외국에서 1000원인 가상화폐가 한국에서는 1300원에 거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과 다른 나라의 가상화폐 시세 차이는 지난해 6월 말까지만 해도 5%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자가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어나고 가상화폐 거래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되면서 김치 프리미엄은 최고 50%로 커졌다. 지난 9일 현재 빗썸·코인원 등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평균 2434만원에 달했다. 미국(1625만원)과 일본(1816만원)에 비해 각각 49.8%, 34%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리플·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 가격도 한국이 미국보다 50%가량 비싸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정보회사 코인마켓 캡이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을 데이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치 프리미엄을 거품으로 판단하고 통계에서 빼기로 한 것이다. 코인마켓 캡은 “한국과 다른 나라의 가격 차이를 노린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속내는 한국 가상화폐 가격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거품 붕괴는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대박의 꿈을 좇아 거품 위에 서 있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되새겨야 할 경구다.

 

<박구재 논설위원>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