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가전 전시회인 ‘CES 2018’이 지난 9일 개막했다. CES는 제조업체들이 첨단기술과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행사다. 올해는 도시 전체를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AI) 기술로 연결하는 ‘스마트 시티’가 주제다. 행사에 선보인 기술은 산업현장에서 당장 적용될 만한 것이고, 미래 트렌드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이를 사업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은 CES를 통해 2000년대 초 일본을 밀어내고 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올해 CES를 포괄할 키워드는 ‘인공지능의 산업화’와 ‘중국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세돌과의 바둑대결을 통해 알려진 AI의 확장은 놀라울 정도다. 한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정보기술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분야로 ‘AI와 디지털 보조자’라고 진단했다. AI 스피커와 스마트 가전 등을 말한다. AI 스피커 시장은 이미 불이 붙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 이어 구글까지 뛰어들었다. 또 AI 기술은 자율주행을 넘어서고 있다.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를 주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운전자의 뇌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차가 해석하는 수준의 인간-자동차의 상호작용 시스템, 차량이 도시 인프라와 융합하는 기술까지 나왔다.

 

중국의 급부상도 주목된다. 중국은 2~3년 전부터 전시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더니 이제는 대세가 되었다. CES에 참가한 기업 3900여곳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1379곳이 중국 기업이다. 일각에서는 CES를 ‘중국가전쇼’라고 부를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기업인이 기조연설자로 2년 연속 선정됐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빠졌다. 가전 강국인 한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세계 일류기업들조차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 아마존, 인텔도 생존을 위해 협력업체를 구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차 산업혁명과 한국의 혁신역량’이라는 보고서는 한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양적으로는 괜찮지만 질적으로는 떨어진다. 그래서 3차 산업혁명을 선도했지만 4차 산업혁명을 이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과거의 성공에 취해 현재에 닥친 위기에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직접 행사장에서 보고 느끼면서 미래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