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8·2 대책’이 나온 지 1년이 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출 규제 강화,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 각종 규제가 한꺼번에 시행되면서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32% 상승해 지난 6월(0.23%)보다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서울 집값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이 당초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종부세 개편안이 나오기 전까지 가격이 하락하던 서울 중고가 재건축 아파트들의 경우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오름세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여의도 통개발’과 ‘서울·용산역 철도 지하화’ 등 대규모 개발 계획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 최근 한 달여 사이 여의도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1억~2억원, 용산 지역 아파트는 5000만~1억원 정도 호가가 상승했다고 한다.

 

저금리로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태에서 서울의 집값 상승은 숨어있던 부동산 투기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투기가 재발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절망감을 안겨주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2일 추가 대책 마련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토교통부는 “집값 불안이 재연될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과열이 확산된 것으로 판단되는 곳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이며, 서울 상당수 자치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대책이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최근의 상승 요인을 감안하면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세금 정책이 효과적이다. 종부세 개편이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에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있는 공시지가라도 조기에 현실화해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 투기 목적의 주택 구입을 어렵게 하기 위해 1가구 2주택 중복 보유 허용 기간을 줄이거나 1가구 1주택 양도세 면제 보유 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도 검토할 만하다. 특히 여의도 개발 등이 투기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와 서울시의 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