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권오준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른 포스코 회장 선임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포스코 회장 선임 때면 늘 나오는 음해성 소문이나 비방, 억측이 이번에도 예외 없이 나돈다는 것이다. 구태를 벗고 투명한 선임 과정을 기대했던 시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 사외이사로 구성된 최고경영자 승계 카운슬은 최근 사내·외 인사 18명을 후보군으로 추렸으며 12일 이들 가운데 5명을 뽑아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에 올릴 계획이다. 추천위는 1·2차 면접으로 최종 후보자 1명을 가려낸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음달 임시주총에서 확정한다.

 

선임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이지만 속은 딴판이다. 후보군을 둘러싸고 전·현직 회장 계파 간 편가름은 물론 현 정부 실세와의 친밀도를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첫 호남 출신 회장 선임론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청와대가 전·현직 회장을 모아 특정 인사의 선임을 부탁했다”는 비방전을 펼쳤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이사회 교체 필요성까지 거론됐다. 흠집내기 차원을 넘어 이이제이(以夷制夷), 성동격서(聲東擊西)를 떠올리게 한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에도 권 회장을 포함해 4명이 정권교체와 함께 사퇴하기를 되풀이했다. 새 정부는 포스코가 전리품인 양 회장을 갈아치웠고, 후보자들은 권력에 줄을 서는 도덕적 해이가 판을 쳤다. 이명박 정부 때 선임된 정준양 회장은 사실상 파산상태인 회사를 인수하는 등 문어발식 확장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권오준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흑역사를 끊어내지 못하면 포스코의 미래는 없다. 청와대는 의심할 만한 행동을 보여서는 안된다. 야당도 기득권을 붙들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후보자들 역시 정치에 기대려는 습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포스코는 올해 창립 50년이 됐다. 과거의 50년이 정부의 지원과 시민 성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부터는 정치적 간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면서 홀로서기를 통해 철강 본연의 업무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철강산업에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유착은 안된다. 이런 측면에서 새 회장은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갖추되 권력과는 불가근불가원의 관계여야 한다. 권력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