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거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임대주택 사업이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청년임대주택 대상지마다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집단행동이 줄을 잇고 있다. 990가구 규모의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서울 성내동 주민들은 지난 6일 강동구청 맞은편 광장에 모여 “청년임대주택 결사 반대” 구호를 외쳤다. 서울 당산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는 지난 4일 ‘5평형 빈민아파트 신축건’이란 제목의 안내문이 내걸렸다.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로 표현한 것이다. 당산동 주민 30여명은 지난 10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청년임대주택으로 인한 교통혼잡, 공사소음, 지역슬럼화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민원서류를 접수시키기도 했다. 청년임대주택을 기피시설로 간주하는 주민들이 님비(NIMBY)와 지역 이기주의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성내동 임대주택반대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9일 서울 강동구청 앞에서 성내동 서울상운부지에 건설되는 청년민간임대주택 건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임대주택은 도심 역세권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전용면적 60㎡ 이하의 임대주택을 공급해 청년(19~39세) 주거난을 해소하려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강서구 등촌동, 관악구 신림동, 마포구 합정동 등에 2022년까지 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일까지 청년임대주택 사업 대상지로 17곳을 인가했다. 하지만 17곳 모두에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한다. 지역주민들이 청년임대주택 사업에 반기를 든 것은 집값 하락과 임대수입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면 낙후지역으로 인식돼 집값이 떨어지고, 임대업을 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산동 주민들이 ‘빈민아파트’로 표현한 것처럼 임대주택 주민들과 섞여 사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한 요인이다. 지난해 9월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무릎 호소’에도 불구하고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한 강서구 주민들의 지역 이기주의와 다를 바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며 청년임대주택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지역에 주민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청년임대주택 대상지 주민들도 주거난을 겪는 청년들을 이웃으로 품으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것이다. 주민의 자녀와 손주들이 청년임대주택을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청년들은 집값 떨어뜨리는 남의 집 자식이 아니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