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발표한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13.7%로 지난해에 비해 0.8%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인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 60곳의 내부거래 비중(11.9%)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대재벌그룹의 내부거래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이 많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20% 미만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9%로 전체 평균과 같다. 그러나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 총수 2세 지분율 50% 이상인 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30.5%, 총수 2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44.4%에 달했다. 재벌들이 총수 2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들이 보유한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이들 회사는 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손쉽게 실적을 올리고 그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대주주인 총수 2세들에게 돌아간다. 총수 2세들은 이 수익을 종잣돈으로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사들여 그룹 지배권을 높여가는 것이다.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이어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여기에서 비켜 서 있는 사각지대 회사 320개의 내부거래 금액은 24조6000억원으로 규제 대상 회사(13조4000억원)보다 1.8배 많았다.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경제력 집중의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기반도 위협한다. 재벌 계열사가 아닌 많은 중소기업들은 일감 몰아주기만큼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내부거래의 90%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을 몰아주는 그룹 계열사들도 상당수가 상장회사들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마음대로 경영해선 안되는 회사들이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일감 몰아주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규제 대상 총수일가 지분율을 상장·비상장사 모두 20% 이상으로 일원화하고 자회사까지 포함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회는 이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정부, 국회 모두 일감 몰아주기로 총수일가들이 불법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