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단독주택과 토지의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 ‘세금폭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공시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의 예정가격을 공개했다. 공시가격은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일부 고가주택과 상가의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금 인상이 예상되자 반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토부가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 개입한 것과 관련해 권한남용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국토부가 공시가격을 매기는 감정원의 고유권한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물론 국토부가 개입하는 것이 당연한 권한이지만 이처럼 논란이 되는 것은 그만큼 조세저항이 크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현실과 괴리돼 있고, 불공정한 공시가격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한다.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비율을 높이고,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상가의 차이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70% 수준이지만, 단독주택이나 상가는 50% 정도에 머물고 있다. 특히 고가 단독주택은 실거래가 반영비율이 30~40%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공정하거나 형평성에 맞다고 할 수 없다. 고가주택이나 상가를 소유하고도 공시가격의 반영비율이 낮아 적은 세금을 내는 것은 조세정의에 어긋난다.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일각에서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일반 주택까지 세금폭탄을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시대상 주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주택은 공시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세금폭탄론’은 과잉 반응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것은 백번 타당하다. 조세정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소득이 없는 1주택자의 건강보험료 인상과 기초연금 혜택 축소에 따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저소득층의 삶이 타격받는 일은 막아야 한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는 세금 인상에 따른 저항이 없을 수 없다. 공시가격 현실화도 시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얻어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추진해야 할 정책임에도 준비부족으로 명분과 실리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