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휴대전화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심사를 통과했다.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첫 문턱을 넘은 것이다. 규개위는 지난 11일 보편요금제 시행 근거조항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보편요금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짜리 요금제를 월 2만원대에 의무적으로 출시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보편요금제를 출시하면 경쟁 관계에 있는 KT와 LG U+도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와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짜리 요금제가 현재 3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매달 1만원의 통신비 절감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저가요금의 기준이 낮아지면 고가요금제도 연쇄적으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보편요금제는 통신비 인하를 주장해왔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낸 아이디어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본료 폐지의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이통 3사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에 따른 경쟁력 저하와 수익 악화 등을 이유로 보편요금제 도입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해 관계자 간 의견이 엇갈리며 지난 2월 종료한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는 사회적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규개위도 지난달 27일 심사에 나섰지만 이통 3사의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국내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통신비는 2016년 기준 14만4000원이다. 대부분의 4인 가구는 월 20만원이 넘는다. 게다가 이통 3사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외국 통신업체에 비해 턱없이 적을 뿐 아니라 낮은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데이터 한도를 초과하면 비싼 요금을 물리고 있다. 이통 3사가 사실상 고가 요금제 이용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규개위 심사를 통과한 보편요금제의 도입 여부는 이제 국회 손으로 넘어갔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이용자들의 편익만 연간 1조원에 달해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국회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보편요금제 법제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