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달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사고’에 대한 현장 검사 결과를 8일 내놨다. 당초 예상대로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내부통제 미비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직원의 주식 매매 주문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데다 우발적인 사태에 대비한 매뉴얼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우리사주 배당금으로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를 입력한 직원의 실수에서 유령주식 배당사고가 발생했지만 근본 원인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에 있었다는 것이다.

 

금감원 검사 결과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같은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됐을 뿐 아니라 발행주식 총수(약 8900만주)의 30배가 넘는 주식(28억1300만주)이 입고돼도 시스템상 오류 검증 또는 입력 거부가 되지 않았다. 특히 우리사주 배당절차는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한 뒤 조합원에게 입금돼야 하는데도 조합원 계좌로 먼저 입금되는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금감원은 자신의 주식이 아닌데도 시가 2000억원어치에 달하는 501만주를 장내에 매도 주문을 낸 직원 21명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직업윤리가 마비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행위와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삼성증권은 최근 5년간 전체 전산시스템 위탁계약의 72%를 삼성SDS와 체결한 데다 수의계약 비중도 91%에 달한 사실이 드러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7일 ‘투자자 보호, 주주가치 제고, 도덕성 재무장’을 골자로 하는 ‘3대 자기 혁신 방안’을 내놨다. 구성훈 대표 등 임원 전원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투자자보호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조치로 이번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직업윤리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애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삼성증권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다른 증권사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실태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