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1.00~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 축소 작업을 연내에 개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 금리 상단과 한국의 기준금리는 같아졌다. 미 금리 인상은 예견된 사안이지만 자산 축소는 새로운 정책이다. 연준이 자산을 줄이겠다는 것은 금융위기 때 사들였던 채권 등을 내다팔면서 돈줄을 죄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한마디로 미국의 긴축속도가 당초보다 빨라졌다는 뜻이다. 추세가 금리 상승기로 확연히 바뀐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의 조치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정부와 한은의 판에 박힌 반응은 미덥지 못하다. 미 연준은 2015년 12월 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고 처음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인상했다. 연내에 추가 1회 인상,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금리를 3차례씩 올리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미국의 이런 시그널은 저금리시대는 끝났으며 그 과정에서 생긴 거품을 제거하라는 경고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그때마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을 들어 한국 경제는 탄탄하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눈감아왔다. 경제의 취약점을 손보기는커녕 부동산으로 경기를 부양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데도 사실상 방관해왔다.

 

미국이 9월 혹은 12월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양국 금리는 10년 만에 역전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는 한국에서도 금리 인상이 먼 얘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벌써 시장에서는 12월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오르면 수출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소비도 줄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당장 200만 한계가구는 물론 중소·중견기업도 부채 상환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 확충이니 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결국 향후 6개월 정도가 가계부채 축소와 한계기업 정리 등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마지막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수출 여건 호조로 성장률이 나아지고 있다고 뒷짐질 상황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생사는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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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