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경제개혁이 후퇴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에 관여했던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질이 도화선이 됐다. 이와 함께 은산분리를 비롯한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재추진되고, 부동산 보유세 제도개선이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실도 논쟁을 확산시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와 투자를 요청하면서 재벌개혁이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정부가 친기업적인 정책으로 선회하는 등 경제개혁이 뒷걸음질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 모두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것들이다. 물론 특정 과제에 매몰되어선 안된다. 하나의 과제에 집착하다 전반적인 경제개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경제개혁의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출범 초기 정부는 ‘더불어 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며 경제 관련 5가지 국정전략을 내놓았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공정경제,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경제다. 이 중 핵심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노동’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마치 소득주도성장의 전부인 것처럼 비치고 있다. 여전히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창출이나 실직 및 은퇴에 대비한 일자리 안전망 강화, 서비스산업혁신의 과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다. 혁신성장의 방향도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기본적으로 ‘규제완화’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튼튼한 성장환경 구축이나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축소를 통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문제는 거론조차 안된다. 미래의 신산업 발굴이나 과학기술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4차 혁명 달성이라는 목표도 제대로 추진되는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경쟁국은 뛰어가는데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고 우려한 것도, 규제개혁 회의를 “준비가 덜 됐다”며 취소한 것도 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은 개혁 동력이 강력한 시점인 정부 출범 초기가 적기다. 그런데 벌써 1년이 훨씬 넘었다. 개혁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정부는 성장의 지속과 시민들의 기대에 맞는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경제개혁의 대의를 저버리지 않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것이라면 좌고우면할 게 아니라 과감하게 정면 돌파할 필요가 있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