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정부를 자임했던 정부로서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9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82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가 내놓았던 전망치인 32만명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간 실업자도 107만3000명으로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이며, 실업률도 3.8%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 실업률이 9.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고용동향을 보면 일자리의 양적인 악화뿐 아니라 내용을 봐도 건전하지 못하다. 우선 한국 경제의 허리층인 30대와 40대 취업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18만명이 줄었다. 허리층이 무너지는 반면 50대와 60대 취업자는 급격히 늘었다. 특히 60세 이상 취업자가 대폭(23만명) 늘어나면서 고용구조의 노화를 심화시켰다. 또한 이른바 ‘좋은 일자리’라고 하는 제조업에서 일자리 5만6000개가 사라졌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산업활력의 저하를 의미한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자리 상황이 나빠진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한 게 사실이다. 인구감소와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 경기 둔화, 최저임금 과속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고용여력이 떨어졌으나 신산업 일자리는 창출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과속 인상의 파장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책을 미루다 작금의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정부는 올해 연간 일자리를 15만개 늘릴 계획이다. 2017년 일자리 증가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달성하기 쉬운 목표가 아니다.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기업이 활력을 찾아야 일자리가 생기는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위축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서 보듯 제조업 업황도 밝지 않다. 최저임금의 여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민간의 경제활동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지난해 일자리는 양과 질에서 후퇴했다. 서둘러 일자리난을 타개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오늘의 성적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