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한-EU 자유무역협정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조항을 들어 정부 간 협의를 요청했다. 한국과 EU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시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약속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이 ILO 핵심 협약 비준 약속을 이행치 않아도 특혜관세나 금전적 배상과 같은 무역 제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강제성이 없음을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EU가 이를 이유로 우리 상품을 비관세장벽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EU의 공공조달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4%를 차지한다. 공공조달   주체인 관청은 EU에 25만개가 있다. 이들의 조달국은 현재 다양한 공급업체와 하청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환경적, 윤리적, 사회적 측면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윤리적, 사회적 기준은 공급 형태를 바꿀 수도 있는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본, 뮌헨, 오슬로는 아동들의 노동에 의해 생산된 제품 구매에 반대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14세 이하 아동의 노동 금지를 규정한 ILO 협약 138조에 따라 계약자들은 그들의 공급망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스톡홀름시는 2002년 이래로 공공사업에서 동등한 기회 제공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계약 기간 동안 언제라도 계약자가 그들의 법률적 의무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권리를 갖는다. 특히 시는 계약의 기본 조항에 기업들의 업무수행 조건으로 성, 종교, 인종, 성적 선호, 기능적 장애, 민족적 차별을 금지할 것을 요구한다. 기업이 이러한 요구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파기할 권리를 갖는다.

 

유럽의 대도시들과 계약을 맺는 기업은 사회적 조건들을 적시한 계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계약조건이 바뀌고 있다. 계약서에는 적정한 임금 지불, 연금과 유급휴가, 임시휴가 기간 등과 같은 사회적 조건들을 준수할 것임을 명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해진 노동시간, 초과 근무시간 제한 및 초과 임금 지급, 휴가 및 휴일에 대한 권리,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건강 복지, 안전하고 쾌적한 노동환경, 안전에 관한 권리와 같은 노동환경에 주의를 기울일 것에 동의해야 한다. 파업권 역시 인정돼야 하며 아동 노동도 효과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항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실상 사회적, 윤리적 구매는 공공기관이 오랫동안 사회정책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해 온 전통적인 경제적 도구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에 와서는 국제무역협약의 확산, 무역자유화, 반보호주의에 대한 규정과 함께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EU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노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준을 확립하고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종서 EU정책연구소 원장>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