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환 | 경상대 교수·경제학

 
작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독일의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폐기 결정 등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서도 원자력발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원자력발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발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어제 ‘탈핵에너지 교수모임’과 여러 야당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연에너지 정책 세미나 및 좌담회’를 가졌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의 활성화 방안’과 ‘의무할당제(RPS) 도입의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 토론을 하고 바이오, 폐기물, 태양열, 풍력, 수력, 목재 재활용 등 자연에너지 분야의 업계 대표자들이 업계 현황과 애로사항, 해당 분야 발전을 위한 정책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여기서 제기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북 부안의 신재생에너지 단지. 전국 최초로 수소연료전지·풍력·태양광 시설을 한곳에 모았다. (경향신문DB)

 

정부는 자연에너지 발전에 기여해온 FIT를 재원 부족을 이유로 올해부터 폐기하고, RPS를 도입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급속하게 높이는 데 RPS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경험이 축적된 미국, 스웨덴, 영국, 일본 등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열, 풍력, 바이오매스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자원이 존재하고, 제도가 합리적으로 구축되었을 때만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부존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할당의무를 진 대기업들이 조력발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조력발전은 해양환경을 대규모로 파괴할 뿐이다. 따라서 민주적 에너지 이용체계 확립과 태양광이나 소규모 재생에너지의 발전을 위해서는 FIT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본도 RPS의 한계를 인정하고 올해 7월부터 FIT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RPS를 도입할 경우에도 에너지원별 가중치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해집단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환경파괴 정도나 사회적 요소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태양광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획기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신규 건설 조력발전은 RPS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가중치를 낮춰야 한다. 수력발전의 경우 용량에 관계없이 1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은 용량에 따라 발전단가가 큰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할 때 불합리하다. 바이오와 폐기물의 가중치를 0.5로 하는 것은 사실상 억제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념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변경해야 한다.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부생가스는 재생에너지라 할 수 없기 때문에 RPS 대상서 제외돼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법의 문제점을 대폭 보완하기 위해 자연에너지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경향신문DB



재생에너지 부존자원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과 통계가 정비돼야 한다. 바이오매스의 경우 발전회사들이 정부의 부정확한 통계에 기초하여 목질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을 추진한 결과 목질연료의 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부처 간 협력도 강화돼야 한다. 소수력발전의 경우 국토해양부에서 인허가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가 개선되면 산림에 방치되는 연간 100만㎥의 임지 잔재를 반출해 자원화할 수 있다. 

태양광, 풍력, 수력, 폐기물 등 재생에너지업체들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당 지역주민의 협력과 동의를 얻는 데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경우처럼 재생에너지 전문업체에 건물 옥상이나 인근 바다 등 건설 부지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등 주민들이 재생에너지 개발에 참여하고 개발 수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주민 참여 확대야말로 재생에너지 발전의 열쇠다.

한국전력이 전력을 독점 판매하는 현재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지역단위의 에너지 자립을 장려해야 소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유리하고 민주적 에너지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에서 벗어나는 데 중요한 것은 에너지절약, 고효율 기술개발, 재생에너지 확대다. 에너지절약과 고효율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원자력 비중을 빨리 낮추기 위해서는 과도적으로 천연가스의 비중을 높이고 이용 효율도 높일 필요가 있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