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이 24일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BMW 차량 화재는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쿨러의 균열로 냉각수의 누수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정부와 조사단은 근본적인 원인은 설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관합동조사단은 BMW 측이 2015년 EGR 쿨러의 균열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뒤늦게 리콜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게다가 기술분석자료 제출 거부 등 결함 은폐정황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토부는 형사고발과 함께 과징금 112억원 부과와 추가 리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BMW가 한국에 끼친 피해에 견주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닐 수 없다.

 

연이은 BMW 차량 화재가 불러온 파장에 BMW 측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올 초부터 BMW 차량 화재는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BMW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의 화재’라든가, ‘차주의 관리 잘못’ 등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수천만~수억원을 호가하는 차량 수십대가 연이어 불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니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이었다. 그런데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방관하다 차량 30여대가 불탄 뒤에야 마지못해 리콜 시행 방침을 발표했다. 리콜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 리콜 시행 대상이 아닌 경우뿐 아니라 리콜로 품질관리를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가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BMW 측은 불편을 호소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BMW 화재사고 원인 규명 민관합동조사단(단장 박심수·류도정)이 2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화재원인으로 판단한 EGR쿨러 등을 진열해 두고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단은 EGR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을 확인, 설계결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토교통부는 BMW의 결함은폐·축소, 늑장리콜에 대해 조사결과에 근거해 BMW를 검찰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윤중 기자

 

국토부도 반성해야 한다. 유례가 없는 차량 화재에 ‘BMW가 책임질 일’이라면서 수수방관한 책임이 작지 않다. 당장 차량이 ‘불폭탄’처럼 거리를 활주하는데 ‘운행 중단’ 결정도 ‘법적 근거’ 운운하며 차일피일 미루었다. 뒤늦게 총리의 지적이 있자 운행 중단을 발동했다. 정부 당국이 손 놓고 있는데 BMW 측이 한국 소비자를 보호할 리는 만무하다.

 

BMW 측은 정부 발표에 “화재의 근본원인이 설계 잘못이 아니며 ‘늑장 리콜’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BMW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말로만 사과하는 것으로 끝낼 작정인 것 같다. 정부는 BMW의 미꾸라지 같은 행태가 더 이상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어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BMW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BMW 사태가 나자 리콜제도 등 개선 방안을 준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소비자의 권익강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외국기업들이 한국의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보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