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벽두부터 각종 뉴스의 타이틀은 아파트 가격 폭등이었다. 2006년도 똑같았다. 온통 부동산 이야기.

 

건축사에게도 이런 질문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건축사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 건축에서 부동산은 상당 기간 부정한 단어였다고 한다면 의아한가? 건축사협회에서 발행하는 매체에서 부동산을 다룬 적이 없었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 왜 그럴까?

 

건축의 역사에서 부동산이 주인공이 된 적은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왜냐면 부동산의 시각으로 건축을 바라보면 사람이 주인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은 한 개인의 공간을 디자인하지만, 이웃과의 관계도 고민한다. 우리나라 주택의 대세가 되어 버린 아파트를 제안한 르코르뷔지에의 의도는 돈 버는 아파트가 아니었다. 만약 그가 다시 살아서 현재 주식처럼 매매되는 한국 아파트를 보면 기절할 것이다. 왜냐면 르코르뷔지에는 사회주의 사상가이기도 했고, 그가 사회에 제안한 고층 아파트 개념은 공공적 가치를 우선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소수의 토지 독점을 벗어나 공중의 이용을 꿈꾸는 도시로서 집합 주택이었고, 그것이 고층화된 아파트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 아파트가 전 세계 유일한 주식가치로 환산된 주거로 한국에서 자리 잡은 것이다. 우리와 가장 유사한 나라가 중국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와 다르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왜 르코르뷔지에의 사회 공공재적 가치를 가졌던 아파트가 한국에서는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가치의 상품이 되었을까? 이런 흐름에 정부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소위 손 안 대고 코 푸는 주택 공급 정책을 기막히게 개발한 것이다. 선 분양제와 택지 개발 공급, 각종 분양제도, LH나 SH와 같은 공사의 민간사업 진출이 그렇다. 이 과정에서 건축의 본질적 내용은 뒷전이고 원가가 싸고, 고수익을 만들어내는 상품의 가치가 주도했다. 지금도 아파트 평면은 시행사나 건설사가 주도한다. 이유는? 건축사들에게 맡기면 점점 복잡해지고, 원가가 비싸져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건축사에게 지불하는 설계비가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평대 아파트의 경우 한 가구당 150만~300만원 수준이다. 분양가가 7억원대라고 하면 0.5%도 안된다. 철저한 이익 중심의 상품 개발로 전개되는 것이 한국 아파트다. 최근 해외 건축가를 동원해 외관을 일부 바꾸는 디자인을 수입하는 이유는? 마케팅 전략이고, 그들이 평면을 디자인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이름만 빌리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10년 주기로 폭등하는 아파트 가격이 사회·정치적 문제가 될 때마다 정부는 각종 규제를 쏟아내고, 임시방편으로 효과를 본다. 하지만 이내 반복적으로 다시 재현된다. 결국 근본적 방향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나친 상업적 상품성을 제거해야 한다. 대신에 사회적·공공적 요소들을 반영해야 한다. 정책적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법적으로 도심화 지역은 폐쇄적 단지형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를 금지해야 하고, 가로를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도심화가 충분한 지역에서는 개별 건물이 독립된 복합주거로 해체해야 정권과 정책에 변화가 나타나도 부동산 투기가 억제될 수 있다. 사실 그 가능성은 이미 우리 도시에서 입증되고 있다. 본질을 다루지 않으면 어떤 부동산 정책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홍성용 | 건축사·건축공학 박사>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