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태 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출발 지연은 예사이고, 기내식 없이 이륙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3일에는 정비사 출신인 전직 노조 간부가, 아시아나가 부품값을 아끼려고 돌려막기 정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 사실이라면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비행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들의 연속에 말문이 막힌다.

 

이번 사태는 박삼구 회장이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였던 독일 LSG와 재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에 1600억원 투자를 요구했다 거절당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호는 이후 금호홀딩스에 투자한 중국 하이난그룹 자회사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생산 공장에 불이 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자 하루 2만~3만식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데도 3000식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국내의 중소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과정에서는 공급이 늦어질 경우 납품단가를 깎겠다는 갑질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이 업체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사장이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돌이켜보면 대란이 벌어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8년7월5일 (출처:경향신문DB)

 

금호는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이 경영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업체를 무리하게 바꾼 것이 발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박 회장은 과거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무리하게 인수하다 승자의 저주에 걸려 그룹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처리와 관련해서도 자본력도 없이 욕심만 부리다 시간을 허비한 끝에 결국 헐값으로 중국 업체에 넘어간 일은 기억에도 새롭다. 기내식 대란 상황에서도 경영경험이 전무한 박 회장의 딸은 버젓이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했다. 참으로 몰염치한 행동이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교체 관련 준비부족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이를 수긍하는 시민들은 없을 것이다. 이번 기내식 대란은 회사를 사유물로 여기고 멋대로 쥐락펴락하는 재벌체제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비리에 이어 아시아나 총수 일가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감독관청인 국토교통부의 처사도 납득할 수 없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위탁업체 문제는 국토부의 관리감독 사안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여지껏 입장표명은커녕 진상조사도 착수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기내식 대란에 대한 진상규명은 물론이고 국토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병행돼야 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