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5월 7일자 지면기사 -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선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금융위원장의 임명 제청안을 결재했다. 금융위원회는 윤 신임원장에 대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여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우리가 윤 원장에게 주목하는 것은 최흥식·김기식 등 2명의 금감원장의 잇단 낙마에 따른 막연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인 금융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기식 전 원장 사임 과정에서 “인사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토로한 것은 그만큼 개혁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연수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윤 원장을 선임한 것은 개혁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윤 원장은 금융정책과 감독방향이 소수의 기득권보다는 다수의 금융소비자를 향해야 한다고 말해온 풀뿌리 금융론자이다. 실제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아 은·산분리 완화 반대, 노동이사제 도입, 삼성그룹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을 제언했다. 보수정권에서는 엄두도 못 낼 과감한 정책들이다. 현재 금감원에는 대부업체 금리 인하,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카드 수수료 인하,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대책을 비롯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발행 처리, 채용비리 문제까지 현안이 산적한 상태이다. 재벌·금융 기득권과의 전쟁, 관치금융 청산도 개혁과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는 3년 전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잘못을 지적하고, 금융당국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의 분식회계 의혹도 파고 있다. 이 모두 재벌과 기득권 논리에 경도됐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뜻일 것이다. 재벌 등은 ‘당국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으로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소비자를 우선한다면 당연한 조치이다.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러 개혁과제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에 비춰보면 체감도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하는 게 타당한 평가일 것이다. 재벌개혁도 아직은 최소 수준의 지배구조 개선에 그치고 있고, 금융개혁은 갓 첫걸음을 떼는 수준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개혁방향은 명확하고 로드맵도 이미 나와 있다. 윤 원장이 단호한 실행력으로 확고한 메시지를 전해주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KHross